내가 어릴 적엔 공룡과 로봇에 환장하는 꼬추들과는 달리 마법쓰는 계집아이들의 일대기를 애청했고, 뭔 겜을 할라치면 무조건 법사 or 도사였다. 비현실적인 전투에 대한 갈망이 내 DNA에 각인된 것인지, 아니면 중2병이 일찍 온 것인지 존나 역동적으로 팍팍촥히야압~!하면서 마법도 써주고 눈뽕도 맥여주는 그런 전투에 매료되어 영화든 애니든 이고깽물이다 싶으면 반드시 한번은 보고 지나갔다.


 그러나 나의 니-드를 충족시켜주는 그런 액션씬은 진짜로 보기가 힘들었다.  대부분은 1~2분 싸우고 땡치거나 신의○ 마냥 '우리 싸울까? 후훗' 하면서 몇십화내내 간보다가 끝나기 일쑤였고, 비현실적인~ 이라는 소재 자제가 씹덕코드를 내포하고 있어 액션씬 하나를 감상하기 위해 입맛에 맞지도 않는 모에와 하렘내음을 맡아가며 정정긍긍 살아야만 했다. 그렇게 살아오면서도 마마X랑 페X트 리메이크말고 액션씬 괜찮은 작품을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서 더 좆같은 사실.


 그런 나에게 있어 RWBY는 의미가 꽤 크진 않지만 나름 니-드를 충족시켜준 몇 안 되는 작품이 되었다. 물론 이것도 씹덕내음이 난다. 서양에서 만들어졌는데 어지간한 일본애니 싸대기 후리는 좆타쿠력을 함유해 이 세상 어딘가에선 명예일애니라는 조롱을 담은 호칭으로 불리운다. 씹덕력에 내성을 겸비한 필자마저도 은근한 좆같음을 느끼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게 중요한게 아니다. 액션씬 분량이 조따 빵빵하고 조따 머쉿다는것이 중요한 것이다! 


 대체로 그래픽=기술력을 따라기 때문에 그래픽이 조잡하면 기대할 게 없는 3D 영상물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그래픽에서 이게 가능한가?' 싶을 정도로 역동적이고 자연스러운 액션씬이 마구 쏟아진다. 서로 간보면서 가진 기술 다 보여주다 10프레임씩 끊어먹는 병신같은 합겨루기가 기억상으론 딱히 없다. 거기다 블러드본의 변형무기처럼 기믹달린 무기로 철컹철컹푸샥~ 하면서 마법도 쓰다니 얼마나 멋져!  지나가는 엑스트라A마저 다른 캐릭터의 액션씬과 분간가는 고유적인 기믹과 능력을 보여주는게 이거 제작자도 나랑 비슷한 유년기를 보냈나 싶어질정도.


 아름다운 장미에 가시가 있다고, 일상파트의 퀄리티가 빙신같다거나, 아무리봐도 명예일애니로밖에 안보이는 루비 미친련의 일본식 츳코미와 검방놈의 찌질함과 이름 기억 안나는 주황머리년의 호들갑 등 수많은 결점들이 시청을 가로막지만 내 경우엔 적당히 버틸만했는데, 1) 이건 내가 씹덕코드에 항마력이 생겨서 그런 것 같으며 2) 실질적인 제작자가 죽고나서 RWBY의 유일한 강점이었던 좃되는 액션씬도 추락해버린 관계로 볼륨3부터는 시청할 필요가 없어진다.


 볼륨3은 그만큼 스토리의 비중이 커져 (설마 그럴리는 없다고 보지만) 볼륨2까지의 세계관, 스토리가 마음에 든 사람이나 스토리가 궁금한 사람은 계속 볼 법 하다. 볼륨3 1화부터 시작해 5화에서 절정찍는 액션씬과 스토리와는 별개로 개연성 다 말아쳐먹는 병신짓들을 보고나서도 계속 보고싶어질지는 모르겠다만. 





이 글은 언젠가 비공개의 늪으로 향할지도..



Posted by 딱히쓸만한닉네임이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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