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 타임 : 1회차 하드 기준 85시간 내외 (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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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편적이고 유치한 열혈물 스토리임에도 흥미롭게 잘 풀어냈음. 이벤트를 포함해 팰리스 하나의 공략기간이 존나~~~~~~~ 길다보니 묘하게 몰입되서 갈등을 풀고나면 좀 시원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개심의 정당성이라는 딜레마를 주인공한테 떠먹여주는 수준이라 아침 드라마마냥 저걸 앞으로 어떻게 풀어나갈지 궁금하게 만드는 재미가 있음. 중간중간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이나 연출로 지루함을 덜어내려는 시도도 괜찮았음. 

 그런데 중간부터 애들 상태가 좀 맛이가기 시작하더니 그새끼 팰리스에 도달해서는 필요한 갈등을 스킵하고 하늘로 승천해버림. '연출을 내세우는 게임이니까 마무리도 충격적인 연출이 들어가야 인상이 남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여태까지 쌓은 개연성 다 집어던져버린 느낌인데 개연성이 뒤지니까 남는게 단 한마디밖에 없음. 이케 카이토단이라고 아시는지?


 본인 기준 캐릭터는 혐지, 공기마키, 좆냥이와 내비의 풍둔 아가리술 콜라보 빼고는 전체적으로 괜찮게 뽑혔다고 보나 이 역시『이케 카이토단』에 의해 희생됨. 메인 스토리에 관한 얘기는 스포니까 건너뛰고.. 중간에 합류하는 퀸과 내비가 나머지 모든 캐릭터의 존재 의의를 가루로 만들어버리는 하이 스펙 캐릭터라 비중을 씹어 처먹는 수준. 이때문에 나머지가 공기화 되어서 원년멤버중 후반까지 '아 얘 있었지' 싶은 건 분위기 모르고 나대는 혐지정도. 심지어는 코옵 라인이 혐성&공기의 주연라인보다 개성이 강했다.



2

 스킬 쓸 때마다 딱딱 끊어지는 느낌이라 해야하나.. 연출 덕분에 나름 즐길 순 있었지만 밸런싱을 약점 위주로 해서 턴제로서는 미묘했다고 생각함. 80시간짜리 게임이라 중반만 가도 전투브금 총공격대사 몹대사 결과창브금 연출 안지겨운게 없는데 전투 흐름의 90%가 약점  코레와 토도메닷~~~!  구역질나는 결과창 O 연타질로 시작해 달리는 연출로 끝나는 것도 족같고.. 하다못해 전투 횟수나 몹 피통이 적었더라면하는 바람. 

 바톤터치같이 전략성을 요구하는 시스템이 있긴 한데, 이런 걸 써야하는 수준의 전투는 침 → 힐  침  힐을 적이 뒤질 때까지 반복하는 무간지옥에 빠져서 이걸 전략이라 해야하나 싶다. 턴제 게임의 보스전이 뭐 얼마나 다르겠냐만은 개인적으로 유독 심하게 느껴지는 편이었음. 고로 전투에서는 그닥 볼 게 없고, SP/총알/체력/남은 기한 등 압박이 심해지는 시점이 왔을 때 머리 굴리는 게 그나마 좀 재밌다.


 체감상 레벨디자인이 존나 괴악함. 괴도라는 컨셉에 맞게 은폐 플레이도 가능하게 해놨으면서 어째서인지 은폐물이 전혀 없는 일자 통로에 적을 놓는다든지, 은폐물에 숨으면 어째서인지 적의 행동반경이 은폐물 지나치기 직전까지로 줄어들어 결국엔 싸워야한다든지, 어째서인지 어떤 맵은 세이브 존이 1m 간격으로 있는데 어떤 맵은 100m 간격으로 있어서 한번 뒤지면 30분가량의 데이터가 날아간다든지.. SP 물약 수급이 원천봉쇄된 상태에서 맞닥뜨리는 보스 4연전에 가서는 디자인한 새끼의 악의밖에 느껴지지 않았음

 필드는.. 그냥 지하철쪽 얘기나 내비 팰리스 미로부터는 플탐 질질 끌어보겠단 심보가 눈에 보여서 지랄맞았다고만 해둠. 카지노랑 그새끼 팰리스에서 몇시간 잡아먹혔더라.

 


3

 이 게임의 연출력에 대해 부정할 생각은 없으나 연출이 비합리의 정점. 좀 과하게 말하면 이 게임의 모든 부분이 연출 보정을 받아서 싸구려 똥 쪼가리가 금색으로 이쁘게 칠해진 수준이지만 마지노선이란게 없어서 추해짐. 플탐 80시간짜리 게임을 만들어놨으면 피로도 생기는 부분을 적당히 잘라내야 하는데 그러질 않음. 

 날짜 넘어가는 연출이나 이세계 진입 연출은 로딩일지도 모르니 그렇다고 쳐도, 도대체 무슨 이유로 메이드가 안마해주는 장면, 내비가 보물 발견하고 팀한테 버프 걸어주는 연출, 결과창 개폼, 툭하면 뜬뜬뜬뜬하면서 현재로 거슬러 올라가 코타에테!! 도오나노!! 하는 거 등등등등을 풀타임으로 봐야 하는건지 수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모르겠다. 아마 지들도 모르겠지


 그리고 이 개씨발병신겜.....이 아니라 이 갓겜은 전투든 비전투든 각종 연출로 잡아 처먹는 시간이 줜나게 긴 데다 보스 피통도 삼도천급이라 한번 뒤질 때마다 멘탈 게이지가 90%씩 깎여나가니 쓸데없이 하드모드로 개기지 말고 얌전히 노말로 할 것을 권장함



4

 "피곤하지? 이만 자자."


 일상파트의 존재는 나름 센세이션ㅋㅋ 했으나 흥미를 유발해놓고 3-4시간 정도 강제 드르렁 구간 돌입. 드르렁 구간이 지나면 몇 시간 조작하다 또 쳐 자라 함. 막상 자유행동이 뚫려도 쓸데없는 제약만 덕지덕지 처발라 놔서 주인공이 주도적으로 가능한 부분, 뭘 할만한 곳은 몇 없음. 후반 가면 자유행동을 널찍하게 주는 편이라 큰 문제는 안되지만 시기를 안 맞추면 엿 먹는 거 자체에 문제가 있다. 내일은 ~~ 만나야지 하면 자리에 없고, ~~를 올려볼까 하면 다음날 약속이 잡히거나 강제이벤트 돌입하는데 안 좆같을 수가 없자너


 코옵에 대해서도 회의적인게, 코옵이 곧 성장과 직결되는 시스템이라 해당 코옵 만렙을 찍는 순간 해당 캐릭터와의 연결고리가 끊겨버림. 한정된 일정 속에서 주는 것도 없는 애들 계속 만나봐야 손해밖에 안생기고, 메인 스토리가 변하는 것도 아니라 마음에 들어서 찍은 만렙임에도 그대로 끝. 수신은 되는데 발신은 안되는 하이-테크놀로지 핸드폰만 아니었으면 시시콜콜한 대화라도 나눴겠지만 그러지도 못함. 지금 상태로는 단단한 인연이고 지랄이고 어빌 빨아먹는 용도밖에 안되는듯.



 "내가 느끼기엔" 기본적으로 어딘가의 나사가 빠져있는 불합리한 게임이었음. 재미는 있는데 참작이 안될정도로 븅신같음. 니어는 플레이어를 고려 안해서 불편했다면 이새끼들은 일부러 엿맥이려고 작정한 퓨어이블임. 가령 공략기간만해도 표기된 기간은 14일정도로 나오지만 중간 며칠과 마지막은 이벤트로 날아가 실제로는 2~3일전에 끝내야하도록 되있음. 저거에 낚여서 5시간의 플탐이 날아가는거보고 허탈감 개쩔었다.

 세이프룸 들어갈 때마다 꼭 한마디씩 해서 바로 저장 못하게 해놓은 것도 개같고, 몹 스킬쓰는 연출이 시간 잡아먹는 것도 좆같고, 벨뱃룸 한두번 왔다갔다 해야하는 것도 아닌데 맵을 다른데에 둬서 매번 로딩 스크린 봐야하는 것도 지랄맞고, 80시간 내내 같은 브금, 같은 연출, 같은 음성을 들어야하는 와중에 제대로 스킵할 수 있는게 하나도 없는 것도 그렇고.. 재밌든 없든 공평하게 좆같은 상태에서 시작해 엿먹고 마무리하는 좆같은 게임.


평점 - 5/10

Posted by 딱히쓸만한닉네임이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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